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스승의날을 챙겨본 적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한데요. 어린이날처럼 쉬는 날이 아니어서 쉽게 잊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IHFB) 팀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스승의날이 일종의 명절이거든요! 전 직원 중 ‘온택트 선생님’ 직무 비율이 가장 높은 이유도 있고, 교육 서비스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자 하는 이유도 있지요. 그런 탓에 매년 스승의날 시즌이면 이런저런 이벤트로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오피스가 북적북적합니다. 이번 글에는 2023년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팀 스승의날 이야기를 담아 봤습니다.
이 글에는 이런 내용이 있어요
꽃 선물 이벤트 이야기
시현하다 프로필 촬영 이야기
모든 팀원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이유
다양한 종류의 꽃을 450송이 준비했어요.
한 송이라도 정성스럽게
스스로에게 꽃을 선물해본 적 있으세요? 기분 전환을 위해 꽃을 사는 분도 많이 계시잖아요. 나에게 선물하는 꽃은 고르는 순간까지도 선물처럼 변화 시키는 힘이 있죠. 오늘 내 기분에는 어떤 꽃이 좋을지, 어떤 색이 어울릴지 고민하는 순간, 또 꽃말을 찾아보는 순간까지 내 상태를 면밀히 돌아보는 시간이 되니까요.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팀원들이 회사에서도 그 기분을 느꼈으면 싶어서 꽃 선물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포장된 꽃 한 송이를 건네드리는 게 아니라, 준비된 여러 종류 꽃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플로리스트님이 직접 포장해 건넸는데요. 단순히 꽃을 드리는 게 아니라 설레는 기분을 함께 드리려는 마음이었습니다. 여러 번의 기분이 모이면 태도가 되고 또 생각이 되니까요.
아마 ‘이걸로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인 듯싶어요.
퐁퐁국화, 카네이션, 해바라기, 장미, 거베라 등 다양한 종류의 꽃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 게 고민이었겠죠? 그 탓에 줄이 조금 길어지기는 했지만 자칫 힘 빠질 수 있는 월요일 출근길에 행복을 선사해드릴 수 있어서 기뻤답니다. 한 팀원분은 사내 메신저에 어떤 모양과 색이든 아름다운 꽃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기원하는 댓글을 남겨주기도 했습니다.
인증샷은 필수, 업로드는 선택…
스승의날에는 역시 카네이션! 보라색이 유난히 예뻤어요.
순간을 기록하는 또 다른 방법
스승의날 당일 꽃 선물만큼 공들여 준비한 두 번째 이벤트는 바로 ‘시현하다’ 프로필 촬영이었어요. 앞으로도 훨씬 더 많은 팀원이 합류해 회사가 발전한다고 기대하면 지금 열심을 다하고 있는 팀원들을 ‘핵심 멤버(Core Member)’라고 부를 수 있을 텐데요. 밀당PT라는 서비스를 만들고 일궈온 모든 팀원의 오늘을 기록하고, 또 축하하고 싶은 마음에 시현하다 팀을 섭외해 오피스로 모셨습니다.
400명 넘는 팀원이 촬영하려니 작가 섭외부터 일정 조율까지 모든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팀원이 적지 않으니 6일 동안이나 촬영을 진행해야 했는데요. 회의실 두 곳이 간이 스튜디오로 변했습니다. 의자와 책상을 한쪽으로 밀어 놓고, 상담용 동그란 책상과 커다란 조명, 사진 셀렉용 장비를 가져다 놓으니 그럭저럭 스튜디오 같아지더라고요. 단체 촬영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남겨두기 위해 배경색은 세 가지 색상으로 정했습니다. 리뉴얼한 CI를 구성하는 색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걸로 했답니다.
시현하다 촬영 때문에 청담동 샵(?)에 다녀 왔다는 팀원도 있었고요. 촬영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팀원도 여럿 만났습니다. 사진 찍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던 한 팀원은 촬영을 마친 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말해주기도 했어요. 촬영 전에 각자가 표현하고 싶은 분위기를 정하면서 상담하는 과정이 꽤 인상깊었나 봅니다.
이번이 두 번째 촬영이었다는 한 팀원분은 머리를 단발로 잘랐대요. 시현하다를 처음 찍을 때는 긴 머리였어서, 그때와 다른 이미지로 기록을 남겨보고 싶었다네요. 배경색을 미리 정해 놓고 분위기나 옷도 미리 생각해 놓고 촬영에 임했다고 합니다. 어쩐지 촬영하러 오는 걸음걸이부터 유경험자 포스가 느껴지더라니까요…!
상담하는 책상도 이렇게 예쁘게 꾸며져 있었어요.
촬영 직전… 괜히 긴장되는 광경입니다.
촬영하는 동안 회의실 문틈으로는 “아유 예쁘다”, “잘한다”, “꺄르르”와 같은 기록가님의 응원과 감탄사가 쉴새없이 흘러나왔습니다. 소리만 들으면 마치 돌 사진을 찍는 것 같았어요. 촬영 직전까지 바쁘게 일하다가 와서 프로필 사진을 찍는다는 게 마냥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 팀원들 긴장을 풀어주려는 기록가님의 노력이 고맙고 존경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장장 6일 간의 촬영은 팀원들과 기록가님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수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현하다 기록가님들도 재밌는 경험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젊은 분위기에서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다’는 기록가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서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다니 준비한 입장에서도 기쁜 일이었습니다.
누구나 누구에게 선생님
이벤트가 진행되는 동안 제가 건넨 “스승의날 축하한다”는 말에 ‘저는 선생님이 아닌데…’라며 머쓱해하는 팀원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저만 해도 온택트 선생님이나 콘텐츠 스페셜리스트처럼 학생에게 직접 수업을 하거나 콘텐츠를 제공하는 직무는 아니니까 그런 생각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다만 각자 분야에서 밀당PT라는 서비스의 조각을 맞추어 나가고 있는 팀원이라면 누구나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이라는 미션을 위해 일한다면 누구든지 그럴 수 있는 거겠죠!
선생이라는 말이 가르치는 사람에게만 국한될 용어는 아니라는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펴낸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경향신문>에 쓴 칼럼에서 ‘선생(先生)’이라는 단어 자체를 달리 보자고 요청하며 이렇게 썼습니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더 전면적으로 사용했으면 싶다. 선생이란 '먼저 살아가는' 사람이겠는데, 단지 연장자라는 뜻으로 말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어떤 삶을 먼저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새기면서 말이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팀은 선생님 수백 명이 한 공간에서 일하는 놀라운 팀입니다. '내가 해보지 못한 어떤 일을 먼저 하고 있는 사람'을 선생님이라고 한다면, 모두가 서로의 선생님이 될 수 있어요. 오늘도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팀의 모든 선생님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하면서, 잘 가르쳐 달라는 말을 다시 한번 전합니다.
요것도 얼마나 재밌게요?
장명성
Employee Experience Manager, EX Team
다정하게 보고 정확하게 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