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필통에는 여러 필기구가 들어있는데요. 이것저것 막 넣어둔 것 같아도 제각기 용도가 있습니다. 책에 밑줄을 그을 때 쓰는 부드러운 연필이 있고, 친구에게 편지를 쓸 때 감성을 더하는 펜도 있습니다. 또 집중해서 공부를 해야만 할 때 쓰는 샤프도 있고요. 이렇게까지 많은 종류의 필기구가 필요하냐고 물으신다면… 솔직히 하나만 있어도 문제는 없습니다. 용도에 맞는 필기구를 쓰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걸 알아서 포기할 수가 없는 거죠.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그게 장인이 도구를 적게 가지고 있다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일단 저는 장인이 아님..) ‘용도에 맞는 도구를 잘 골라 쓴다’ 라는 뜻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어떤 상황에 어떤 도구를 써야 효과적인지 아니까 필요한 것만 착착 준비해두는 거죠.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는 과정을, 장인이 작품을 한 땀 한 땀 완성시키는 과정에 빗대어 볼게요. 장인에게는 바늘이나 칼 같은 도구가 필요하겠지만, 선생님에게는 수업 자료, 빠른 컴퓨터 같은 것들이 그런 도구겠죠. 그런데 이번에 제가 만나고 온 두 선생님은 그런 게 아니라 ‘선생님으로서의 모습과 태도’가 중요한 도구라고 말했어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선 어떤 태도가 필요할지 궁금하시다면, 오늘 글을 잘 읽어보시길 바랄게요.
선생님에게 필요한 무기(?)
김태완님은 밀당PT에서 2년 가까이 고등 영어를 가르쳐 온 온택트선생님입니다. IHFB에 합류하기 전에는 학원 선생님으로 일했어요. ‘가르치는 일’의 경력을 모두 더하면 자그마치 10년이 넘습니다.
오랜시간 학원 선생님으로 일했어도 온택트라는 환경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건 밀당PT가 처음입니다. 그 얘기를 들으니, 오프라인에서 학생을 직접 만나는 것과 밀당PT는 차이가 있는지 묻고 싶더라고요. 몇몇 온택트선생님들은 학생을 만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하시기도 했거든요.
“온택트라는 환경이 낯설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근데 저는 (온택트와 오프라인 학원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제 성격이 좀 무던해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공간이 바뀐 정도라고 느껴요. 학생을 만나서 교육하고 성장시키고, ‘완성시켜 내보내는’ 과정은 똑같거든요. 온택트라는 환경에 적응한다면 오히려 효율적인 방식이기도 해요.”
온택트라는 환경은 멀리 있는 학생에게도 언제든 수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중요한 내용을 강조할 때 목소리와 표정 등 비언어적 요소가 전해지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있어요. 그래도 학생을 교육하고, 성장시켜서 완성된 모습으로 내보내는 일이라는 공통점도 남아 있습니다.
학생을 ‘완성시키는’ 태완님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물었는데요. ‘여러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된다’고 답했습니다. ‘갑자기 무기라니?’ 태완님이 가르치는 학생들은 수십 명이 넘는데, 그 수십 명이 다 똑같은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그 학생들에게 맞춘 선생님의 모습을 무기로 비유하신 겁니다. 칭찬을 많이 해 줘야 더 열심히하는 학생도 있는 반면에, 마구 칭찬해주고 싶은 걸 참고 냉철한 피드백을 줘야 성적이 오르는 학생도 있으니까요.
태완님은 그걸 ‘칼’에 비유했어요. (선생님 특 : 쉽고 자세하게 설명함) 교육이 요리와 같다고 본다면, 칼(장점)이 하나만 있어도 요리(수업)는 된대요. 그렇지만, 1:1 퍼스널티칭이 중요한 밀당PT 선생님이라면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게 훨씬 좋다는 겁니다. 회를 뜰 때는 회칼을 쓰고, 중식 요리를 할 때는 중식도를 쓰는 것처럼요.
그래서 수업 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한 태도라고 하신 겁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선생님의 전형’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한 지식과 태도만 잘 갖춰져 있다면, 내 모습이 또 다른 장점이 될 수 있는 거죠.
태완.. 너 T야…?
태완님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여러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데요. 반대로 학생들이 태완님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지 물었습니다.
“학생들이 저를 잘 이용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랑 학생이 만나는 이유는 제가 지식을 전달해 주고, 학생들은 이 지식을 받아가기 위함이잖아요. 그 목적이 1순위라 생각하거든요. (일단 라포나 친밀도를 쌓는건 나중 문제같아요.) 제가 학생에게 도움이 된다면 행복해요.”
선생님들이 가장 덜 바쁘다는 금요일 오후에 찾아갔었는데요. 태완님은 이때도 정신없이 수업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가르쳤던 학생이 나중에 태완님을 기억했을 때 ‘이 사람 덕에 내 고등학교 생활에 약간 변화가 있었다.’ 정도면 만족하신다는 거예요. ‘선생님, 인생, 변화’ 같은 단어 대신에 아주 좁고 명확한 의미의 단어를 쓰신 걸 보니, 태완님… 삐빅. T 100%입니다.
어떤 선생님들은 학생과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기도 하잖아요. 인간 대 인간으로 좋은 관계가 만들어져야 학생들이 말을 더 잘 듣는(..)다고요. 그런데 태완님은 “저는 라포를 쌓는 능력치가 낮은 편이거든요.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렇지만 학생이 이 수업에서 필요로 하는 게 뭔지, 어떤 학습법이 효과적일지 파악하는 건 자신 있습니다. 저는 그걸 어필해서 핵심 지표를 좋게 만들어요”라고 했습니다. 자기를 객관적으로 보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겁니다.
사실 태완님이 가진 태도 중 가장 멋지다고 느낀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가지지 않은 모습을 기꺼이 배우는 태도였는데요. 자기에게 필요한 모습이라면 그게 누구의 모습이든 배우는 거죠.
태완님은 이제 곧 소개할 치환님께 ‘친절함’이라는 모습을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친절함’이라길래, T 모먼트와 반대되는 모습을 배우신 걸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생님이 다정하다는 말은 익숙한데, 선생님과 친절을 붙여둔 게 왠지 낯설었습니다. 어떤 걸 배우신 건지 더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치환님을 만났어요.
여기서 한번 해보자!
치환님은 입사한 지 6개월이 막 넘은 온택트선생님입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에 입사하기 전에는 통번역을 전공하고 과외 선생님으로 일했고요. 대학을 졸업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그냥 ‘이 일이 잘 맞는다’라고 느끼셨대요. 그 길로 대학원에서 영어교육을 더 깊게 공부했습니다. 어렸을 때 선생님을 꿈꿔본 적은 없는데, 학생들과 수업을 하니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고, 행복과 보람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 거죠.
통번역과 영어교육을 전공했다면 더 다양한 직업을 고려하셨겠다 싶었거든요. 하고 많은 교육업 중에 왜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의 온택트 선생님을 택한 거냐고 여쭸습니다.
“저는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더 잘 맞다고 생각했어요. 과외처럼 소수의 학생과 집중하는 수업이 더 잘 맞다고 느꼈거든요. 또, 스타트업의 유연한 분위기에 끌리기도 했습니다. (사실 집이랑도 가까웠어요 ㅋㅋ)그래서 일단 지원했고, 면접 경험이 되게 좋아서 ‘여기서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죠.”
식물도 바르게(?) 자라도록 키우고 있어요.
그럼에도 입사를 망설이게 한 것이 있는지 여쭤봤더니, 사교육 선생님은 학생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게 하는 역할까진 못할 거라고 생각했대요. 대신, 사교육 업계에서 일하면 ‘영어 학습’이라는 면에서 만큼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점이 훨씬 많겠다 싶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치환님은 학생들에게 ‘성적을 많이 올려준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하셨어요. 사실 치환님은 이미 그런 선생님이긴 합니다. 지난 내신 기간, 치환님이 담당한 학생 점수가 30점 이상 올랐다던데… 소원대로 기억되기 충분하지 않을까요?
친절, 바른 곳으로 이끄는 힘
치환님에게도 선생님으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를 물었습니다. “학생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게 중요하다”는 답이 돌아왔어요. 다정함이나 섬세함이라는 단어 대신에 ‘친절’이라는 단어를 콕 집은 이유가 있는지 여쭸더니, ‘어른이니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학생들을 잘 달래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그 친절이 무조건 환심 살 만한 말을 하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필요하다면 때론 단호하게, 학생들을 바른 곳으로 이끄는 힘을 친절이라고 표현하신 듯했어요.
사실 치환님의 친절함이 학생들에게만 향하는 건 아닙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모습과 태도, 그리고 양질의 자료(!!)가 있다면 팀원들에게 아낌없이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입 팀원들에게서 6개월 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더 적극적으로 돕고요.
학생이 아니라 팀원에게 한시간 넘게 집중 과외를 해주셨대요.
‘동료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라는 마음 덕에 최근에는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의 모든 영어선생님이 쓸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치환님의 모습이 눈에 띄었는지 얼마 전에는 신입 팀원들의 멘토로 발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입사한 지 이제 6개월이 막 지났는데 말입니다.
여러분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앞서 살짝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에는 멘토-멘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신입 선생님들이 더 빨리 적응하고,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돕는 방법 중에 하나죠. 태완님이나 치환님처럼 좋은 무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팀원들과 신입 팀원을 연결해주고,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시간을 보내도록 지원합니다. (풍성한 만남을 위해 법카를 드려요..)
‘내가 선생님을 할 수 있을까?’, ‘잘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때문에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채용 페이지에 머물고만 있다면, 용기를 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직은 발견해내지 못한 여러분의 그 모습이 저희에게 필요한 태도일 수도 있거든요. 물론 저희도 받기만 하진 않습니다. 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끌어 주고 당겨 주는 (태완님과 치환님 같은) 동료들, 그리고 체계적인 온보딩 과정을 보태드릴게요. 여전히 고민된다면 여의도에 있는 파크원 오피스 투어를 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선생님으로서 첫 시작이 낯설지 않도록 차근차근 설명해 드릴게요. 여의도에서 든든한 멘토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