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컴퓨터나 태블릿, AI 디지털 전자교과서로 수업하는 게 흔한 일이지만, 15년 전만 해도 CD나 서책형 교과서, 종이 학습지가 훨씬 익숙했습니다.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던 칠판과 분필도 전자칠판으로 바뀌는 요즘, 변하지 않은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손으로 글을 쓰는 감각’입니다. 아무리 컴퓨터가 있어도 펜이나 분필을 사용하지 않고 수업하는 것은 아직 어려운 일이거든요.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의 온택트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컴퓨터와 키보드로 수업하는 게 능숙하다고 해도, 손글씨를 쓰는 게 효과적인 상황도 분명히 있을 거고요.
최근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의 영어 온택트 선생님들은 와콤이라고 부르는 ‘전자 노트와 전자펜’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저를 사로잡은 건 와콤을 도입하는 과정을 주도적으로 진행한 ‘와콤 선발대’라는 존재였습니다. 선발대라는 단어를 보면 남들이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기 위해 앞장선 모습이 떠오르잖아요. 대체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스펙타클한 모험을 했길래 ‘와콤 선발대’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궁금해져서 선발대장 조정기 님을 만나봤습니다.
와콤 선발대의 여정을 말씀드리기 전에, 이 프로젝트를 둘러싼 세계관(?)에 대해 먼저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가 서비스하는 1:1 온라인 과외 서비스인 밀당PT는 현재 영어와 수학, 두 과목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학생과 만나는 대신, 학습 자료와 텍스트(채팅)을 중심으로 수업하고 있는데요. 이중 수학 과목 선생님들은 비대면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와콤을 사용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공통 수학2(고등)의 평면좌표(도형의 방정식)나, 벤다이어그램(집합과 명제)은 그림으로 설명하는 게 이해하기 쉽겠죠. 근호(√)나 원주율(π) 같은 기호도 펜으로 그리는 게 빠르고 편리할 수 있고요. 반면 영어는 수학에 비해 텍스트(채팅)만으로 수업하는 게 어렵지는 않아서 이제서야 와콤을 도입하게 된 겁니다.
*와콤 : ‘그래픽 태블릿’ 브랜드 이름입니다. 주로 컴퓨터를 사용한 디자인 작업에 많이 사용되지만,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에서는 전자 노트와 전자 펜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을 확인하세요
다시 와콤선발대의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에는 대표님과 소통할 수 있는 익명 카톡방이 있는데요. 한 신입 팀원이 이곳에 ‘영어 온택트 선생님도 더 원활한 학습관리를 위해 와콤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답니다. 이후, 프로젝트를 진행할 구성원을 모집했고 그중 정기님이 리드가 된 거죠. 정기님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영어 과목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와콤을 도입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대원들은 시작과 동시에 첫 번째 관문을 만났습니다.(두둥) 와콤을 사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핵심 지표를 개선하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검증해야 했거든요. 선발대원들은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와콤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고, 자신만의 활용법과 수업하며 느낀 와콤의 장점을 매주 기록했습니다. 기록을 모아보니 두루뭉술했던 장점이 더욱 또렷이 보였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학습 자료를 설명할 때 가독성과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거든요.
영어 문장을 끊어 읽거나, 문장 성분을 표시하면 가독성이 높아집니다. 색깔로 구분하니까 훨씬 잘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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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끊어 읽기: 긴 영어 지문을 독해하기 쉬운 단위로 끊어 읽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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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구조 표시: 주어, 동사, 목적어 등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을 바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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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교재 피드백: 학생이 교재 사진을 찍어 질문하면, 사진에 바로 피드백을 써줄 수 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일까요? 예상치 못한 장점도 발견했습니다. 와콤을 사용하니 학생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거든요. 정기님이 손글씨 자료에 “밀당아 화이팅!” 같은 메시지를 썼는데, 그걸 본 학생들이 감동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했답니다.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과 채팅으로만 얘기하니까 선생님이 사람이라는 게(?)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손글씨를 보면 선생님이 나를 생각해 주시는구나, 꼼꼼하게 봐주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나 봐요. 같은 내용을 텍스트로 보내는 것보다 만족도가 높아지는 겁니다. 와콤을 사용해 수업한 학생들의 재결제율이 전체 평균에 비해 7%가량 높았다는 점에서 미뤄봤을 때, 학생들이 충분히 만족했다고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손글씨 자료 : 교재, 학생의 질문, 강의 캡처 등 이미지에 와콤을 사용해 손글씨로 쓴 자료를 의미합니다.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당연히) 좋은 학습 콘텐츠가 중요하지만 학생과의 탄탄한 유대관계는 필승 공략법이나 마찬가지거든요.
보스몹 등장, 하지만 멋지게 처리!
대원들은 또다른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내신 기간이 겹치면서 늘어난 업무량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죠.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정기님은 결단을 내립니다. 내신 기간이 끝날 때까지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하기로 한 겁니다. 이 내용을 대원들에게 알리며 진심이 담긴 메시지를 함께 보냈는데요, 이 메시지가 영약(靈藥)이었나 봅니다. 메시지에 감동을 받은 대원들은 내신 기간을 잘 마치고 돌아와 프로젝트를 더 멋지게 해냈거든요.
와콤선발대의 노력 덕분에 현재 영어 온택트 선생님의 81.5%가 와콤을 활용해 수업하고 있습니다. 텍스트만으로 수업했을 때 느낀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죠. 학생들의 질문에 답장하는 시간을 3분 → 1분으로 단축시키거나 수업 자료의 가독성을 높이기도 했고요. 손글씨로 풀이를 쓰거나 개념을 설명하는 자료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컴퓨터 폴더에 저장이 되는데, 이 자료를 여러 학생에게 보내줄 수 있어 편하기도 합니다. 적은 리소스로 더 많은 학생에게 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선생님과 학생 모두를 만족시킨 걸 보니 와콤선발대의 모험은 대성공인 것 같네요.
어느 영화에서나 모험을 떠났다가 귀환한 주인공은 이전에 비해 훌쩍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잖아요. 대장이었던 정기님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올해 초, ‘뭐든 더 열심히 하자’라는 개인적인 목표를 세웠어요. 일단 뭐든 열심히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으니, 지금 하는 일들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사실 와콤 도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체력과 정신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거든요. ‘이건 내가 어떻게든 성공시킨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끝내 해낼 수 있었어요.”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일상을 여행처럼’이라는 말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정기님은 일을 하나의 모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거든요. 성공이 보장되지 않더라도 그 일이 나와 우리에게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뛰어드는 태도는 마치 영웅 같기도 했습니다. 내가 영웅과 함께 일하고 있다니, 자랑스럽더라고요.
이런 영웅들과 함께라면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가 목표하고 있는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을 이룰 날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요? 더 나아가 온택트라는 환경은 교육 격차 해소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도 생각하게 됐고요.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도 우리 팀원들과 함께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을 향한 모험을 떠나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아래 채용 사이트를 통해 지원해 주세요. 그 전에 모험가의 기지인 여의도 파크원 오피스에 와 보셔도 좋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모험을 함께할 동료들을 찾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