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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카오 출신 PM이 밀당 팀을 선택한 이유

날짜
2023/01/05
소요시간
⏱ 10분 분량

“네이버, 카카오에 있다가 거길?”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지인들한테 빠짐없이 받는 질문입니다. 네이버에서 어학사전을 만들고, 카카오에서 ‘헤이 카카오’라고 부르면 대답하는 카카오미니 서비스를 기획하다 여섯 달 전 ‘거기’로 자리를 옮겼는데요.
거기가 어디냐면, 바로 밀당PT 서비스를 만드는 밀당 팀입니다. “공부도 PT다” TV나 유튜브에서 들어본 적 있지 않으세요? 그 PT가 바로 밀당PT예요. 중고등학생한테 영어, 수학 온택트 과외를 제공하는 서비스죠. 네이버, 카카오에 있다가 왜 밀당 팀을 선택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다 보니 저조차도 궁금해져서 이번 기회에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회고하기 좋은 연말연시이기도 하니까요.

왜 밀당이었냐면…

카카오미니 서비스를 만들면서 AI 분야는 앞으로도 꾸준히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들 영화 아이언맨의 반짝이는 수트에 집중할 때 저는 토니 스타크와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누는 자비스에 감탄했습니다. 물론 자비스와 같은 친구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지만, 구체적인 맥락과 상황이 주어질 경우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가 되겠다 싶었죠.
특히 요즘은 교육 분야에서도 AI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요. 박찬용 대표님이 2022 AI 전망 웨비나에서 밀당PT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듣고 확 느낄 수 있었어요. 학생이 알고 있는 것, 모르는 것을 파악해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댑티브 러닝(Adaptive Learning)’과 실시간 학습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리얼타임 러닝 애널리틱스’가 서비스에 녹아있는 점이 매우 인상 깊더라고요.
특히 지식벡터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땐 밀당 팀이 궁금해 견딜 수 없어졌어요. 밀당 서비스에서 말하는 ‘지식벡터’는 학습의 최소 단위인데요. 쉬운 설명을 위해 예시를 하나 들어 볼까요? ‘knowledge’라는 영단어를 모르는 학생이 있다고 해볼게요. ‘knowledge’라는 단어를 모르는 상태를 ‘0’이라고 한다면, 수업을 진행한 뒤에는 완벽히 알고 있는 상태, 즉 ‘1’이 될 수 있도록 학습이 진행됩니다.
모르는 부분(0)을 알고 있는 상태(1)로 만들려면 학생이 어디부터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겠죠. 학습을 최소 단위로 쪼개 지식벡터화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접근해 학습을 설계하는 거죠. 단어뿐 아니라 문법이나, 수학 개념도 마찬가지로 접근할 수 있어요. 밀당PT는 이렇게 ‘지식벡터화한 학습 자료’와 학생의 ‘학습 수준 데이터’를 비교하며 비어 있는 지식이 무엇인지 측정하고 채워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제대로 공부하는지, 자리를 비우지는 않았는지, 유튜브 등 다른 창을 띄워 놓지 않았는지 등등 학생들의 행동 데이터를 트래킹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 기술이 학습 관리에 쓰이지만,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엄청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밀당 팀이 좋은 시도를 많이 하는 에듀테크 팀이라는 확신을 할 수도 있었고요.
또 밀당 팀에는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온택트 선생님, 학생들이 공부할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콘텐츠 스페셜리스트, 그리고 학생들이 쓸 시스템을 만드는 R&D본부가 함께 있습니다. 보통 어떤 회사에서 교육을 담당하면 콘텐츠는 이미 나와 있는 걸 쓰거나, 시스템은 외주를 맡기기 마련인데 밀당 팀은 교육과 콘텐츠, 시스템을 한 곳에서 모두 만드는 셈이죠.
온택트 선생님이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통해 학생을 관리하는 모습입니다.
어떻게 보면 성격이 다른 업계들이 한 회사로 묶여 일하는 거잖아요. 저는 이 모습에 흥미를 느꼈어요. PM 입장에선 제 손을 거친 서비스를 쓰는 유저와 한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인데요. 서비스를 내놓으면 바로 피드백을 받아 개선할 수 있고, 밀당PT의 오리지널 콘텐츠나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 비즈니스적으로도 큰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기술이니, 강점이니 얘기했지만 밀당 팀에 합류하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는 사실 팀원 때문이었습니다. 합류 전 R&D본부를 리딩하는 조재우 이사님, 프로덕트 디자이너 경현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이야기가 어색하게 뜨거나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더라고요. 이런 팀원들과 일하면 즐겁게, 그리고 함께 정한 목표를 분명 이룰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어요.

밀당 팀에 들어가보니 어떻냐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은 후회하지 않습니다. 일에 더 집중하기 위해 회사 근처에 집을 구했을 정도로요. 팀에서 겪었던 일을 하나 예로 들면 밀당 팀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더 와닿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합류하기로 했을 때 밀당 팀은 중요한 미션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바로 밀당PT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라는 거였어요. 시스템 개편으로 어댑티브 러닝 시스템을 강화하고 그동안 우선순위에 밀려 개선하지 못했던 UX 개편도 함께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밀당PT 시스템의 구조도 상당히 재밌는데요. 대개 IT 웹, 앱 서비스는 상용과 어드민으로 나뉘기 마련인데, 밀당PT는 학생들이 학습하는 페이지, 학생들의 학습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페이지(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 학생들의 학습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관리하는 페이지(CMS, Content Management System)로 나뉘어 있습니다. LMS와 CMS는 어드민의 성격이 강하지만 300명이 넘는 온택트 선생님과 콘텐츠 스페셜리스트분들의 입장에선 상용 화면인 셈이죠. 이 모든 걸 개선해야 했습니다.
시스템을 더 좋게 만드는 일이니 유저들이 무조건 반길 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네이버 어학사전을 만들면서도 겪었는데요. 사용 목적이 뚜렷한 시스템은 아무리 좋은 방향으로 UX를 개선한다고 해도 모두의 환영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UX가 달라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수 있죠.
피드백을 요청하면서 드린 피드백 템플릿입니다.
다른 팀원이 쓴 피드백에 투표도 할 수 있도록 했어요.
밀당 시스템도 개편과 동시에 유저와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온택트 선생님의 불편함을 접수할 수 있는 의견 수렴 창구를 마련했고, 가급적이면 모든 온택트 선생님들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죠. 그 결과 피드백을 200개 정도 받았는데요. 우선 수집한 피드백의 주관적 의견들을 수치화해 단계를 나눴습니다.
1단계: 수업에 필수적인 기능이라 시급히 수정해야 하는 것
2단계: 온택트 선생님과 학생이 매우 불편해지는 것 (하루 1시간 이상 추가 업무 발생 가능성 있음)
3단계: 불편하긴 하지만 수용할 수 있는 것 (하루 1시간 이내 추가 업무 발생 가능성 있음)
4단계: 나중에 적용돼도 상관 없는 것
카테고리는 이렇게 나눴어요
다양한 의견들이 접수됐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하니 어떤 의견들을 시급히 반영해야 할지 알 수 있었고 1, 2단계로 분류된 문제에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해결했습니다.
특히 우선순위가 높았던 문제 중에는 심야집중반에 꼭 적용돼야 하는 ‘밀당 타임존’ 기술이 있었습니다. 밀당 팀은 늦은 밤에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새벽 2시까지도 수업을 진행하는 ‘심야집중반’을 운영합니다. 시스템에서는 한국 표준시(KST) 기준으로 당일과 익일을 나누는데요. 자정이 넘는 시간에 들어온 학생들을 당일 페이지에서 모니터링할 수 없어서, 온택트 선생님들이 당일과 익일 페이지를 넘나들며 학생들을 관리해야 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기준 시간을 새벽 4시까지로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익일 새벽 4시까지는 한 화면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됐죠. 이 문제를 해결하자 심야집중반 온택트 선생님들이 두 개의 페이지를 오갈 일이 없어져 학생 관리 업무가 한결 편해졌습니다.

빅테크에선 하지 못한 경험도?

시스템을 하나씩 손 보면서 밀당 팀에서만 겪을 수 있는 부분들을 체감하기도 했는데요.
첫째, 오피스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유저를 만날 수 있다.
다른 팀에서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 중 하나는 유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점이었는데요. 밀당 팀에서는 시스템을 쓰는 온택트 선생님들이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피드백을 바로바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서 시행착오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밀당 시스템을 기획할 땐 무엇보다 교육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데 에듀테크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없다 보니, 공부를 해도 모르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다행인 건 그럴 때마다 온택트 선생님, 콘텐츠 스페셜리스트 등 전문가 분들이 근처에 앉아 있어 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었죠. 덕분에 서비스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유저 일정보다 학사 일정을 신경써야 한다.
해야 할 일들이 빼곡한 일정표입니다.
새 서비스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자면 바로 일정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서비스 기획은 보통 기획자나 디자이너, 개발자 등등 프로젝트에 연관된 팀원들이 ‘유저들에게 선보이면 가장 좋은 시점’을 런칭일로 정하기 마련인데, 밀당PT는 상상 이상이었어요 단순히 마감 기한이 아니라 ‘연간 학사 일정’을 따라야 했거든요.
내신 시험이나 모의고사와 같은 학사 일정 이벤트를 앞두고 학생과 선생님에게 새 서비스를 선보이면 혼란만 커질 게 뻔했습니다. 그래서 이 기간이 오기 전 모든 걸 끝내야 했죠. 게다가 서비스 유저인 학생과 학생을 관리하는 온택트 선생님,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만드는 콘텐츠 스페셜리스트까지, 또렷하고 다양한 세 유저군의 이야기를 균형 있게 조율하는 데도 힘을 쏟아야 했고요. 학사 일정에 맞춰 여러 기한을 세팅하는 것도 에듀테크 분야에서만 겪을 수 있는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셋째, 무얼 하든 ‘최초’가 된다.
밀당 팀의 박찬용 대표님과 티타임을 나눴을 때 흥미로운 얘기를 해주셨어요. “핀테크, 커머스 등과 같은 산업은 이미 성숙해져 표준이 잡힌 반면, 에듀테크는 아직 상대적으로 시장 크기가 작아 표준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었죠. 이어서 “그 표준을 우리 팀이 만들면 된다”고 말하셨는데요.
그 순간에는 여러 주제의 이야기를 하느라 그냥 지나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이 인상 깊었는지 계속 떠오르더라고요. 지금까지 말했던 콘텐츠와 시스템 동시에 다루기, 수집된 피드백 분류하기, 학사일정에 맞춰 제품 개선하기 등등 아직 표준이 잡히지 않은 모든 업무들을 거칠 때마다 “우리가 만드는 게 에듀테크의 표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힘이 났습니다.

마치며

밀당 팀을 선택한 저의 이야기, 잘 보셨나요? 이 글을 쓰면서 저도 밀당 팀에 온 이유, 밀당 팀에서 한 일들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밀당 팀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다시 하기도 했고요.
저는 앞으로도 밀당PT를 에듀테크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달릴 계획입니다. 우선 유저들이 새 시스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기반으로 온택트 선생님들은 더 효율적으로 학습 관리를, 콘텐츠 스페셜리스트는 더 효과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인데요. 그러려면 함께 일할 PM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밀당PT가 쑥쑥 크는 만큼, 제가 있던 여섯 달 동안 팀원이 정말 많이 늘었고 지금도 많은 팀원들을 찾고 있는데요. 유저와 발 빠르게 소통하며 에듀테크의 표준을 만들어 나가고 싶으신 분, 에듀테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밝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아래 버튼을 눌러 티타임을 신청해 주세요. 한강이 훤히 보이는 밀당 오피스에서 밀당 팀 PM으로 일하며 느낀 점과 밀당PT의 비전, 앞으로 함께 할 일 등을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교육 산업을 잘 아는 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이라면 더욱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