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취미에 목표를 세워보신 적 있으신가요? 뜨개질로 니트 만들기라던가 집에서 한강까지 왕복으로 러닝하기 같은 거요. 저는 요가를 취미로 했을 때, ‘시르사아사나’라는 자세 성공하기를 목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 자세는 머리와 팔만으로 물구나무를 서야 해서 난이도가 높은 동작이거든요. 그런데, ‘시르사아사나를 하겠어!’라고 목표를 세우니 연습량이 늘고, 수련이 재미있어지더라고요. 결국 저는 성공했습니다. (한 3초 정도.. )
취미에도 목표를 세우는 건 너무 가혹한가(?) 싶기도 하지만, 실력을 높이기엔 그만한 방법도 없는 것 같습니다. 목표 달성 후의 성취감은 또다른 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갑자기 취미부터 목표까지… 이런 얘기를 왜 했는지 말씀드려야겠죠.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팀원들이 결성한 밴드답게 공연 이름도 밀당PT 이름을 따 ‘밀당의 밤’이라고 지었습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에는 사내 동호회 대신, 발전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한 ‘소셜클럽’이 있습니다. 이번 기수에는 총 21개의 소셜클럽이 열렸는데요, 이번에 소개할 ‘도레밀당솔’은 합주 소셜클럽입니다. 지난 7월, 도레밀당솔이 망원동의 한 공연장에서 공연을 열었는데요. 오늘은 (팬심을 가득 담아) 공연 후기를 남겨보려 합니다.
대체 연습을 언제 하시나요?
‘공연을 할 정도라니? 이미 프로 밴드인가 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도레밀당솔 가입 규칙 중 하나는 ‘밴드를 경험해 보지 않은 팀원을 먼저 선발한다’입니다. 자기 파트를 열심히 준비할 수만 있다면 악기를 다뤄본 적 없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거든요. 갑자기 어떤 계기로 공연을 준비하게 된 건지 여쭤봤더니, 이만하면 그간의 노력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생각하셨대요. 그런 생각을 할 때쯤, 여기저기서 ‘도레밀당솔은 공연 안 하느냐’라는 문의가 쇄도(!)한 게 결정적이었던 거죠.
공연 시작 전, 악기와 보컬 리허설을 하고 촬영 각도를 맞춰보는 강상우 님(호스트)과 EX팀 팀원들입니다. 괜히 저까지 긴장되더라니까요.
공연을 하겠다고 결정한 날부터 멤버들은 조금 더 바빠졌습니다. 공연할 곡을 정하고, 자신의 파트를 연습하기 시작했거든요. 연습 영상을 공유하면서 피드백을 받기도 하더라고요. 어려운 파트를 만나 힘들어하는 멤버에게는 응원을 하거나 ‘음정(Key)을 내려보자’라는 현실적인 피드백이 오갔습니다.
담백하지만 마음이 편해지는 호스트 상우님의 응원입니다.
제게 인상 깊은 메시지가 있었는데요. 어려운 곡을 만난 탓에 다음 합주까지 곡을 완성시키지 못할 것 같다고,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고 양해를 구하는 멤버가 있었습니다. 이 멤버에게 호스트 상우님은 ‘연습하다 보면 의외로 어 되겠네?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하니까요. 어쨌든 화이팅ㅎㅎ’이라는 담백한 응원 댓글을 달았습니다. 연습하고 있는 곡이 지금은 어려울지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어 되겠네? 라는 말처럼 가능성을 보게 되잖아요. 여기서 정진하면 끝내 성공하게 되고요.
하지만 평일에 일하고 주말도 바쁘게 보내면 연습할 시간을 내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도 합주 영상을 보니 다들 연습을 열심히 한 티가 팍팍 나더라고요. 아니, 분명 모두가 똑같은 24시간을 쓰고 있는데! 멤버들은 도대체 언제 연습하는 건가요? 호스트 상우님께 물어봤습니다.
아무래도 평일에는 연습하기가 어려워서 대부분 주말을 활용했습니다. 여유가 되면 평일에 출근 전 시간을 활용하기도 했고요. 특히 공연 직전에 보컬 멤버들은 평일 오전에 연습실을 빌려서 연습했고, 저도 출근 전 아침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공연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으니, 자투리 시간을 알뜰살뜰하게 사용해서 연습하는 거였죠. 그런 노력들은 보이지 않을 것 같아도 다 알겠더라고요. 합주를 마친 후에 한 멤버가 ‘짧은 기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애썼는지 알 수 있는 합주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라고 소감을 남겼거든요. 이렇게 멤버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정말! 열심히 공연 준비를 했습니다.
우리 회사에도 폴킴이 있다
공연 당일, 저와 EX팀원들은 퇴근하고 서둘러 망원동으로 갔습니다. 지도가 알려주는 곳으로 오기는 왔는데 ‘여기가 맞나..?’ 싶었어요. 그 순간, 문 앞에 붙은 공연 포스터가 여기가 맞다고, 제대로 찾아왔다고 알려주더라고요.
이런 느낌의 공연장이었어요. 딱 봐도 여기가 맞아보이죠?
들어가 보니 제가 상상하던 공연장, 그 자체였습니다. 포스터와 밴드 로고 스티커가 잔뜩 붙어있고, 여기저기 앰프 선이 늘어져 있고, 무대 한쪽에선 기타 튜닝 소리가 들리는 그런 모습이요. 공연장에는 미리 도착한 멤버들이 리허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살짝 긴장한 멤버들을 보니 저까지 떨리더라고요.
명곡들로 꽉 찬 공연입니다. 잔잔한 노래부터 방방 뛰지 않을 수 없는 곡까지, 음악 스펙트럼이 정말 넓습니다.
공연 시작 시간이 다가오니, 관객들이 하나둘 도착했습니다. 늦지 않으려고 얼마나 서둘렀으면 사원증을 그대로 메고 온 팀원도 있었습니다. ‘금요일에 만나요’라는 곡으로 1부 막이 올랐는데요. 공연일이 금요일이었던 걸 생각하면 찰떡 같은 선곡이었습니다. 두 번째 곡 ‘벚꽃엔딩’은 올해 4월부터 연습한 곡이라는데, 멤버들이 오랜 시간 합을 맞춘 노래라는게 느껴져서 좋더라고요.
2부에는 특별 게스트로 도레밀당솔과 친분이 두터운 밴드, ‘루도와 친구들’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게스트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관객석의 팀원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시더라고요.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인가? 싶었는데, 작년까지 도레밀당솔의 보컬이자 온택트선생님으로 근무하신 분이었어요. 퇴사한 뒤에도 전 직장동료와 동호회를 같이한다..?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계속 협업해야 하는 합주는 더욱이요.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사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3부 곡들은 밴드의 정석인 곡들이라 라이브로 들으면 얼마나 좋을지 기대했는데요, 역시 좋더라고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라는 곡은 기타 연습 영상으로 먼저 들었는데, 보컬과 드럼이 합해지니 훨씬 풍성했습니다. 즐겁게 연주하는 도레밀당솔 멤버들과 음악에 몸을 맡긴 관객까지 함께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네요.
선홍님 별명이 IHFB의 폴킴이래요. 피켓만 봤을 때는 진짜 폴킴 공연에 온 줄 알았습니다.
팀원들도 이 공연에 얼마나 진심이었던지, IHFB의 폴킴 선홍님을 응원하려고 피켓까지 만들어 왔더라니까요. 덕분에 긴장이 풀렸는지, 선홍님은 더 좋은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어느새 두 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의 끝에 다다랐는데요, 그냥 보내긴 아쉽죠. 앵콜곡까지 들려준 뒤 공연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멤버들 사이가 더 돈독해지기도 했고, 무대의 짜릿함과 성취감을 느낀 덕에 이번 기수에도 기존 멤버들은 쭉 함께합니다. ‘밴드를 해본 적은 없지만, 노력하면 공연까지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덕에 신규 가입자가 확 늘기도 했고요. (역대 최고 멤버 수래요!)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다음 공연을 준비할 예정이라는데, 그때는 얼마나 실력이 쑥 늘어 있을지 기대됩니다.
더 큰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생각해 보면 합주와 ‘직업인으로서의 일’에는 닮은 점이 많습니다. 베이스, 일렉, 건반, 드럼, 보컬이 어우러졌을 때 더 풍성한 곡을 들려줄 수 있듯,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내는 팀원들과 함께할 때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잖아요. 공연이라는 목표를 위해 박자를 맞추고 음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새 실력이 쑥 늘기도 하고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의 역량을 모으다 보면 더 빠르게 성공에 가까워지니까요.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에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질 높은 교육의 평등’이라는 목표도 ‘어 되겠네?’ 하는 순간이 올 것 같거든요. 혼자 하기에 엄두가 나지 않는 큰 목표를 달성해보고 싶으시다면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의 팀원이 되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힘을 보태주고, 응원해 주는 팀원들이 여기 있거든요.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파크원 오피스 투어를 와보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