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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왔어요?] “K-방역 스타트업인 줄 알았어요”

생성일
2022/09/08 04:29
소요시간
⏱ 10분 분량
날짜
2022/09/08

스타트업만 8년, 그가 밀당에 온 진짜 이유들

안녕하세요. 저는 밀당PT 피플팀에서 일하고 있는 장근우입니다. 저희 팀은 주로 채용이나 인사 업무, 그리고 회사 곳곳에 숨어 있는 우리만의 개성을 찾아서 조직문화 콘텐츠로 만드는 일을 하는데요. 가끔씩은 이렇게 제가 직접 사연의 주인공으로 나서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빠르게 원고를 써봤어요.
‘스타트업’하면 뭔가 힘차고, 다 같이 빠르게 행동하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죠? 이런 이미지들만큼 또 자주 떠오르는 게 ‘불안하다'는 거고요. 저도 당연히 그렇게 느낍니다. 왜냐하면 저는 8년 내내 스타트업에만 있었는데 늘 불안했거든요. 팀원으로서 오늘은 우리 팀에 확실하게 기여를 하지 못하면 괜히 다른 분들한테 미안했고요, 어떤 A/B test를 시도했는데 아주 완벽하게 실패했다! 그러면 다음 날 회사의 위기까지 걱정해야 하는 이상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지금까지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죠. 더욱이 여러 회사들을 제쳐두고 여기 밀당에 왔다는 게 아직도 신기합니다. 이번 기회에 제가 왜 밀당에 합류를 했는지 한번 되짚어 보고 싶었어요. 스타트업 이직이나 밀당 합류를 고민하는 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저는 2021년 4월에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전에는 회사 이름도 몰랐어요. 저희 회사 이름이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거든요. 처음 들었을 때는 당황했죠. ‘아, 시국이 시국이니까 기술 기반으로 급격하게 성장한 K-방역 스타트업이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검색을 해보고 나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일대일 온라인 비대면 영어 과외를 하고 있는 회사란 걸 알게 됐어요. 지금은 수학도 서비스하는데요. 제가 밀당에 왔을 땐 영어만 서비스하고 있었거든요.
그때를 회상해 보면 궁금한 게 너무 많았어요. 보통 비대면 영어 과외는 화상영어나 전화영어를 떠올리기 쉽잖아요. 그런데 밀당은 학습 사이트는 따로 있고, 사이트에서 날마다 정해진 커리큘럼을 다 마칠 수 있게 선생님이랑 일대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는 구조가 너무 신기한 거예요. 특히나 직원이면 자사 서비스를 제일 잘 알아야 하니까 입사하자마자 선생님 한 분한테 부탁해서 학생 체험을 해봤어요. 나름대로는 최대한 비판적으로 보겠답시고 주먹 불끈 쥐고서 ‘내가 이거 써보고 영어 100점 맞으면 이 서비스 대박이다’ 마음먹었거든요.
근데 진짜 100점 맞더라고요. 정확하게는 100점을 맞을 때까지 선생님이 자꾸 뭘 시키더라고요. 그날은 제가 배웠던 챕터가 꿈에도 나왔어요. 음료의 종류에 관한 단원이었던 거 같은데 꿈에서 Soda, Juice, Coke 이런 단어가 막 둥둥 떠다니더라고요. 그래서 서비스에 대한 확신이 100% 들었어요. 이후부터는 다른 분들도 이런 확신을 가지면 같이 멋지게 일할 수 있겠다 싶어서 선생님들에게 부탁을 드렸고요. 지금은 입사하는 첫날에 모두 다 학생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제가 겪었던 충격, 서비스에 대한 확신, 이런 것들을 밀당에 합류하는 모든 분들이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다음으로는 팀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은데요. 혹시 제 이야길 전국 각지에서 조직문화를 담당하고 있는 분들이 들으면 엄청 공감하실 거 같아요. 저는 일을 항상 외롭게 했던 거 같아요. 혼자서 일했다는 게 아니고요.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항상 부정적인 답변을 들어야만 했던 거죠. ‘아, 지금은 그거 할 때가 아닌 거 같아요..’ 혹은 ‘예산이 좀….’ 이런 답변도 있었고요.
이해는 합니다. 조직문화 분야가 워낙 생소하기도 하고요. 뭔가 input이 있으면 output이 빨리빨리 나와야 하는데, 조직문화가 사람 마음과도 연결이 되니까 측정하기도 어렵고, 측정한다고 해도 조직문화가 하루아침에 부침개 뒤집듯이 뒤집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당장 내일 회사의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데 조직문화는 아직 먼 얘기 같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경영진이나 상사의 입장에선 답답할 수밖에 없거든요. 조직문화에 좋다고 해서 그대로 했는데 효과도 없고, 예산만 잔뜩 쓴 거 같은 느낌이 들면 경영진뿐만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의심을 할 거예요. 근데 부정적인 답변을 자주 듣고, 제 마음에도 ‘아, 안 되나 보다'하는 생각이 켜켜이 쌓이다 보니까 어느순간부터는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라는 경영진의 말을 안 믿게 되더라고요.
사실 여기 와서도 좀 초조했는데요. 저희 밀당 블로그에 들어오시거나 사내 뉴스레터 구독을 하셔서 지난 글들을 읽어 보시면 밀당의 모든 팀원분들이 조직문화를 지키려고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을 거예요. 피플팀에서 아무리 꼼꼼하게 기획해도 직원분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데, 하나하나 기획한 걸 선보일 때마다 응원도 해주고, 의견도 주고, 또 같이 참여하는 걸 보고 있으면 보람도 들고 또 여러 가지 느끼는 게 많아요.
경영진분들도 속으로는 조금 불안하실 거,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근데 일단 잘할 거라고 믿어주시니까 괜히 더 자신감도 붙고요. 이렇게 얘기하면 ‘밀당은 조직문화 좋은 회사가 되고 싶은 건가’ 싶을 텐데, 단순히 조직문화가 좋아 보이려고 노력하는 건 아니고요. 좋은 조직문화를 다 같이 가꾸면 저희 회사가 꿈꾸는 미션을 이루는 데 보탬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밀당에 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요.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 이 말은 밀당의 미션인데요. 정말 멋진 말이죠. 근데 멋진 말로만 끝나면 안 되잖아요. 이쯤에서 제 학창 시절을 잠깐 떠올리자면, 집안 사정도 그렇게 넉넉했던 것 같진 않은데 부모님은 남들 다 학원 가는데 저 혼자만 놀고 있으면 기죽을까 봐 어떻게 해서든 저를 (무려) 학원가에 있는 유명 종합학원에 보냈고요, 수학만 전문으로 하는 학원에도 보내주셨어요. 그니까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었던 거죠. 자식 기죽을까 봐 그랬던 거예요.
그렇다고 선생님들이 대충 하셨냐, 그것도 아녜요. 지금도 기억에 남을 만큼 제게 다 잘해주셨거든요. 그런데 학교든 학원이든 수업 끝나고 선생님들이 질문 있냐고 물어보시면 남들은 다 이해한 거 같은데 저 혼자 물어보기가 되게 민망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놀기도 했었고요, 선생님들도 바쁘니까 그냥 수업을 마치셨고요. 정리하면 훌륭한 부모님, 훌륭한 선생님, 하지만 훌륭하지 않았던 내 성적. 그러다 보니 ‘내가 아니라 이 세상의 시스템이 잘못됐다’면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고요.
근데 저는 이런 일이 그만 반복되었으면 좋겠어요. 제 세대에서 끝났으면 하거든요. 지금 중, 고등학생들도 분명히 남들은 다 이해하는데 자기만 이해 못한 걸로 속앓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이에요. 제가 지금까지 지켜본 밀당은 그런 걸 해결해 주더라고요. 주변에 학원가가 없어도, 섬에 살아도 모르는 건 선생님한테 바로바로 질문할 수 있는 거죠. 선생님들이 책임감이 강해서 학생이 알겠다고 할 때까지 이것저것 자료나 예시를 건네줘요.
그런 점에서 저희 선생님들, 그리고 교육 기획해 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다 훌륭한 분들인지 모릅니다. 매일매일 알게 모르게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을 실현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직접 교육 현장에 뛰어들진 않지만 교육자들을 돕는 인사,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자부심 느끼면서 일하고 있고요.
회사의 미션이나 목표를 두고 두근거린다, 자부심 느낀다 이렇게 말하면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몇몇 사람들은 ‘스타트업이 워낙에 변화무쌍하니까 맨 정신에 일하는 건 당연히 힘들지 않겠냐’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하기도 해요.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한데, 저는 이렇게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거든요. 제가 불안한 스타트업에서 8년을 버틴 유일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성격이기도 하죠. 제가 열심히 일했을 때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걸 느끼면 저도 살아있다는 걸 느꼈거든요. 그 재미 하나로 지금까지 일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짧은 이야기였는데요. 정리하면 서비스에 대한 확신, 일에 대한 확신, 그리고 미션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여기 밀당에 왔습니다. 사실은요, 순간순간 저도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어요. 저희가 매달 50명 이상의 팀원분들을 새로 모시다 보니까 가끔은 인사담당자로서 부담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밀당에 합류한 분들이 심심해서 여기에 온 게 아니거든요. 힘들더라도 결국은 자기의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투자하시는 분들인데 더 빠르고 확실하게 성장하고 싶어서 스타트업을 선택한 거고요, 그 선택에 후회가 없게 가장 좋은 인사와 조직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제 책임이 아닐까 싶어서 오히려 팀원분들을 보고 동기부여를 얻고 있습니다. 끝까지 가보지도 않고, 홧김에 확 퇴사해 버리면 지금까지의 시간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되기도 할 거고요.
제가 느꼈던 세 가지의 확신을 앞으로 합류하는 분들도, 그리고 합류를 고민하는 분들도 꼭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럼 오피스에서 새로운 팀원분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거기를?” 모두가 고개를 내저을 때 누군가는 과감하게 뛰어드는 모습을 종종 보셨을 텐데요. 밀당에 모인 팀원들이 그렇습니다. 한두 명도 아니고 벌써 수백 명이나 되죠. 회사에 찾아온 이유도 다양하고 멋진데요. 각자의 이야기를 할 때면 얼마나 목소리가 커지고 눈빛이 반짝이는지 모릅니다. 그 뜨거운 마음을 오래 갖길 바라며 팀원들의 사연을 [왜왔어요] 시리즈에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스타트업 ‘밀당’에 온 각자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칫 회고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Listen and Join: 왜 왔어요?

기획ㅣ이현주 장근우 장명성
촬영ㅣ이현주 장명성
녹음ㅣ장근우
편집ㅣ장명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