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의 미션입니다. 아마 이 글 외에도 군데군데서 엿보신 문장일 텐데요. 이번 글에서는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가 미션인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 왔고, 목표를 향해 어떻게 달려가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의 시작과 도전
밀당PT, 이제는 많이들 알고 계시죠. 배우 이병헌이 모델인 TVCF의 역할도 있겠지만 20만 명이 넘는 누적 사용자 또한 그에 한몫했을 겁니다. 밀당PT가 이렇게 자리 잡는 데는 당연히 적잖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2012년 회사를 세우고 ‘궤도에 올랐다’고 표현하기까지 10년 가까이 걸렸고 어림잡아도 너댓 번의 피봇팅*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피봇팅(Pivoting): 기존 사업 아이템을 포기하고 방향 전환에 나서는 것을 가리키는 표현.
전설(?)이 시작된 연지동의 옥탑방.
박찬용 대표는 2012년 3명의 공동 창업자와 회사를 세우고, 이듬해 어댑티브 러닝을 접목한 '밀당영단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습니다. 솔직히 내놓기만 하면 잘 팔릴 줄 알았다고 해요. 무심하게도 현실은 달랐습니다. 사람들은 공부를 싫어하죠. (일반적으로는요..) 돈 내고 공부까지 하라면 더 싫어할 거고요. 단어 암기 서비스를 학원이나 학교에 판매해 보려고도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궁지에 몰린 회사의 마지막 선택은 공무원 시장이었습니다.
공무원 영어 시험은 어렵기로 유명하죠. 외워야 할 단어도 정말 많아서, 공무원 카페를 보면 영단어 스터디를 구하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당시 그곳에선 신비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데요. 스터디를 만들고 숙제를 내주고, 채점까지 해 주는 소위 ‘스터디 리더’들은 아무런 보상 없이 순전한 선의로 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스터디 모집 글의 댓글 창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어요.
박찬용 대표가 실제로 올렸던 글 중 하나입니다.
박찬용 대표와 김기훈 부대표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인 척 카페에 글을 올려 스터디원을 모았고, ‘밀당영단어’를 사용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만들어 둔 서비스에 스터디 리더와 같은 ‘학습관리자’를 붙였더니, 처음 모인 8명이 매일 단어 100개를 한 달 동안 빠짐없이 외우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발견한 중요한 사실은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었죠.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 있다고 해도, 공부 의지와 습관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영단어 스터디를 관리해 주는 '밀당영어'가 시작되었습니다.
공무원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지만,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무원을 꿈꾸는 이들의 비율 또한 눈에 띄게 줄고 있었습니다. 생존은 물론이고 성장과 발전을 말하는 회사이기에 사업 방향을 ‘임팩트’를 더 미칠 수 있는 쪽으로 돌려야만 했죠. 그렇게 더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시장, 원래 도전하고자 했던 입시 교육으로 다시 눈을 돌렸습니다. 그 과정을 거쳐 2019년, 지금과 같이 1:1 온택트 학습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밀당PT는 어느덧 누적 수강생 20만 명, 일 평균 완강률 90%의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차별점과 가능성
밀당PT에는 기존의 비대면 과외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점이 여럿 있습니다. 일반적인 화상 과외는 한 타임에 선생님이 학생 한 명밖에 가르치지 못하지만, 밀당PT는 LMS, CMS 같은 잘 설계된 AI 학습 시스템을 활용해 여러 학생에게 1:1 과외와 같은 효용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사람이 줄 수 있는 정서적 지지와 동기 부여를 놓치지 않는 점, 그게 바로 밀당PT의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또 다른 성과는 90%가 넘는 일일 완강률입니다. 일반 인터넷 강의의 완강률은 보통 10% 이하라고 합니다. 학원이라고 다를까요? 오프라인이라면 그래도 80~90%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보통 40~50% 수준이라고 하죠. 그에 비하면 90%는 정말 높은 수치입니다. 이 수치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공부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자, 밀당PT가 사람을 공부하게 만든 투박하지만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크고 임팩트 있는 시장인 공교육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간 닦아 온 기술력을 활용해 교실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스웨어*와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디지털교과서가 어떤 건지 궁금하다면 이 글을 참고해 보세요.) 이 같은 도구를 통해 더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기술의 필요성과 사람의 중요성을 알리고 우리의 미션을 현실화하는 데 힘쓰려고 합니다.
*코스웨어(Courseware): ‘코스(course)'와 '소프트웨어 (software)'의 합성어로, 교육 내용과 절차, 방법 등을 포괄하는 교육 목적의 소프트웨어를 일컫는 말.
미션을 향한 발걸음
공부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공부하게 만든다면, 기술을 통해 더 쉽게 공부하게 한다면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이 이뤄지는 걸까요? 이 미션이 미션으로만 남지 않게 하려면, 그보다는 조금 더 실질적이고 현실성 있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질 높다’는 가치 판단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죠. 1등급의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과 5등급의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이 다를 테니까요. 우리 고객이 밀당PT나 디지털교과서로 학습하고 전보다 나은 성적을 받았다면, 혹은 모르던 개념을 알게 됐다면,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질 높은 교육'을 제공했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미션은 한 학생의 더 나은 성적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더 많은 학생이 이 같은 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회의 평등'을 만들어 갑니다. 한 명의 선생님이 여러 명을 동시에, 또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기회의 평등에 가까이 가는 방식입니다. 뜬 구름 잡는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실제 가능한 방식을 찾아 한 걸음씩 서비스에 반영하고 이를 구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목과 같은 질문으로 글을 마무리해 보려고 합니다.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 진짜 가능할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적어도 이번 세대에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이 완벽히 이뤄진 세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제가 너무 염세적인 걸까요?) 그럼에도 우리가 이 미션을 계속해서 상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여정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일보다 그 방향으로 발을 내딛는 행위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최종 목적지인 이 미션이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 큰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주고 있는 겁니다.
기술이 교육을 뒤바꾸고 있지만, 우리는 그 핵심에 '사람'이 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핵심적 역할을 해줄 사람 수백 명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입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는 앞으로도 '질 높은 교육 기회의 평등'이라는 미션에 가까워지기 위해 기술과 사람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 방향으로 걸어가려고 합니다.
우리 힘으로만 이 미션을 이룰 수 있을까요? 당연히 더 많은 분의 힘이 모여야 합니다. 그렇기에 여전히 좋은 동료를 모시고자 노력 중이고요. 관심이 있으시다면 글 아래의 채용 사이트를 통해 이 여정에 합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글 세 편이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라는 회사에 관해 더 세밀히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는지 궁금한데요. 혹여 모자란 정보가 있었다면 메일(thinkabell@ihateflyingbugs.com)을 보내 주시거나 오피스 투어를 신청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글에 녹이지 못한 부분까지 충실히 설명드릴게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