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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500명 넘는데 스타트업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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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성
EX Team Lead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엔 직원이 참 많습니다. (몇 만 명 넘는 대기업에 다니는 분이라면 코웃음 치시겠지만요.) 어느 경로로든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란 회사에 관해 알아보고 계시다면, 500명이 넘는 임직원 수에 놀라실 겁니다. ‘처음 듣는 회사인데 사람이 이렇게 많다고?’, ‘도대체 뭐하는 회사지?’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죠. 저도 매일같이 접하는 반응입니다.
제 소개를 먼저 하겠습니다. 저는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에서 직원경험을 설계하고 있는 EX팀의 장명성이라고 합니다. 느닷없이 웬 자기소개냐고 물으신다면은 앞으로 제가 몇 차례에 걸쳐 저희 회사와, 회사가 속해 있는 시장에 관해 소개하려 하기 때문인데요.
지루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회사에 관해서는 이름 딱 걸어 두고 성실하고 면밀하게 설명드리는 게 더 신뢰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앞으로 몇 번에 걸쳐 그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가 스스로를 ‘스타트업’이라고 여전히 부르고 있는 이유와, 발전과 성장에 그토록 매달리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2년 됐어도, 500명 넘어도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사전적 정의를 알고 계시나요? 영단어인 ‘Start-up’ 그대로 막 시작한 ‘신생 기업’을 뜻하는 데 많이 쓰고는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본질적으로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다소 다릅니다. 이 정의대로라면 제가 내일부터 여의도역 인근에 햄버거 가게를 연다고 해도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될 텐데요. 그래도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이 어울릴까요?
쉽게 대답하기 어려우실 거예요. 그래서 권위를 빌려서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미국 최대 엑셀러레이터(초기 단계 투자사)인 Y Combinator 창업자 폴 그레이엄은 “빠른 성장을 지향하는 회사라면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스타트업은 풀어야 할 문제가 있는 기업"이라는 정의도 덧붙였습니다.
다시 햄버거 가게 비유로 돌아가 보죠. 햄버거 가게가 돈을 잘 벌 수는 있겠지만, 세상에 임팩트를 주고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저희가 운영하는 밀당PT 같은 비대면 교육 서비스는 어떨까요? 혁신성과 성장성을 보여주면 많은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고, 시장의 빈틈을 공략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며 사회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는 것도 가능하죠. 폴 그레이엄의 말은 이런 특성이 있으면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정리하면, ‘혁신성’과 ‘성장 지향’이라는 속성이 있다면 규모와 상관 없이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가 핵심가치로 ‘발전’을 내세우면서 ‘성장’을 강조하고,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하는 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죠.

스타트업과 J커브

혹시 ‘J커브’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본래는 경제학 용어지만, 요즘 들어서는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을 나타내는 모형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말입니다. J커브는 ①창업 ②제품 출시 ③변화 ④최적화 ⑤스케일업 ⑥수익의 여섯 단계로 나눠져 있는데요. 위 그림처럼 창업부터 변화까지 세 단계를 ‘죽음의 계곡’이라고 말합니다. 스타트업 70% 이상이 5년 안에 죽음의 계곡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요즘 시장 상황을 보면 그 비율이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는 어떤 단계에 있을지 궁금해지실 겁니다. 성장 과정에서 단계를 딱 잘라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겠지만 죽음의 계곡을 빠져나가는 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스케일업과 수익을 향해 올라가기 위한 동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더 투자를 받을 수 있는지, 그걸 기반으로 얼마나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타트업에게 투자가 중요한 이유

어떤 회사든 처음부터 돈을 왕창 벌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론 어렵습니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이유는 일반적으로는 성장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서예요. 예를 들어, 마케팅에 1억 원을 사용해 1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1년이 걸리는 반면, 5억 원을 사용하면 3개월만에 1만 명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쓴 돈은 더 많지만 1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채로 9개월이라는 시간을 버는 셈이 되는 것이죠. (이는 비단 마케팅에만 적용되는 비유는 아닙니다.) 스타트업에게 돈만큼 중요한 건 시간입니다.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스타트업에게 투자금은 ‘J커브의 경사를 더 급격하게 만드는 마중물’인 셈입니다. 돈이 있어야 사람도 뽑고, 연구개발도 할 테니까, 적정한 자금 확보는 사업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투자자도 바보는 아니기에, 큰 위험이 예상되더라도 그걸 버텨냈을 때 큰 이익을 돌려받을 수 있는 곳에만 투자하겠죠.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도 그렇게 660억 원 가까이 투자받아 온 겁니다.
종종 뉴스를 보면 1000억대, 2000억대 투자를 받았다는 회사도 보입니다만, 그만한 투자는 극히 일부라고 보는 게 좋습니다. 2022년 진행된 스타트업 투자 1,825건 중 26건(1.4%)만이 1000억 이상 투자였으니까요. 최근 투자 시장 자체가 얼어붙어서 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체 시장을 보면 657억이 적은 돈처럼 보이겠지만, 에듀테크 업계로 한정하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액수입니다.
물론 투자를 많이 받는 것이 무조건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많은 투자는 빠른 성장 기회를 제공하지만, 그에 따라 높아진 기대와 압박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수익을 창출하기를 기대하겠죠. 따라서 투자금을 통한 성장과 함께, 지속 가능성과 내실을 다지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투자금을 성장의 마중물로 삼아 큰 도약을 이뤄내고, 투자금 없이도 생존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죠? 모든 스타트업이 꿈꾸는 모습일 겁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글에서는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가 왜 스스로를 여전히 스타트업이라고 부르고, 발전과 성장을 추구하는지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덧붙여 그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요소인 투자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스타트업은 단순히 신생 기업, 기술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혁신성과 성장 가능성을 지닌 문제 해결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그런 기업이라는 사실도 더해서요.
앞으로도 저희의 여정과 고민을 솔직하게 공유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다음 글에서는 저희가 속한 에듀테크 시장의 현재 상황과 전망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회사에 관해 궁금한 점이나 알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메일(thinkabell@ihateflyingbugs.com)을 보내 주셔도 좋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뵐게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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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성
EX Team Lead
다정하게 보고 정확하게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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